시인 김규동의 시와 해설 – 두만강, 모정, 곡예사

시인 김규동(19252011)은 함경북도 종성 출생으로 1948년 단신 부임했다.

그는 문명의 발달과 전쟁에 대해 깊은 불신과 불안, 공포를 느끼면서도 어떤 식으로든 희망적 상징을 대치했다.

두만강의 얼음이 너무 뻣뻣하고 아이들은 스케이트를 못 타게 썰매를 탔다.

얼음 선반 위에서 모닥불을 일으키고 녹지 않는 겨울 밤에는 어두운 하늘에 몇발의 총성이 울리고 강 건너 마을에서 개 짖는 소리가 멀리 들렸다 우리 독립군은 이런 밤에 국경을 넘었을 때에는 가슴을 찢는 섬뜩한 파괴 소리는 긴장을 이길 수 없었던 “강심 분열의 소리”이런 밤에 나·웅규는 아리랑을 쓰고 털 모자를 쓴 독립군은 수많은 일본군과 싸운 지금 두만강에는 옛날의 아이들이 노는 소리가 남아 있을까.통일이 오면 할 일도 많지만 두만강을 찾아 한번 목놓아 울고 백발을 날리며 신 썰매 타기에 탈 것이고 어릴 때 탔던 즐거운 썰매를 타려구.두만강으로 썰매에 타고 있던 유년의 기억에서 김 규동과 그의 고향은 시간에 그쳤다.

또 그런 고향을 그는 진심으로 그리워하고 있다.

통일은 민족적 합일도 있지만 그에게는 스스로 경험한 공간과 시간의 단절을 합일하는 것이기도 하다.

겨울은 두터운 꽁꽁 얼어붙은 강물 위에 불을 일으키며 강이 많이 얼때는 스케이트를 못하거나 썰매를 타기도 했지만 통일되면 썰매에 다시 타고 싶은 희망이 주요 구조를 이루고 있다.

모정 30년 동안 어머니는 아들이 밟은 38선 근처에 와서 서성거리다 죽을 때 번개가 치는 섣달 그믐날에도 좋은 날씨에도 아들의 그림자라도 볼까 해서 그러던 중 살아 있는 목숨이라면 왜 만나지 못하는지, 누가 우리의 길을 막는 것인지, 잡초만 우거진 38선을 아무리 헤매도 어머니는 알지 못함으로써 먼 하늘의 끝 홀로 헤매고 죽는다.

김·규동는 혼자 월남했다.

북한에 가족을 두고 남고 가족을 만나지 않았다.

김·규동은 노년에 어머니의 죽음을 감지한 것이다.

이 시에서 그는 자신이 그리는 어머니도 아이를 그리워하고 지냈던 시간에 대해서 가정한다.

3인칭에 변환된 발화가 상황을 구성한다.

2회”사망”이라는 표현은 지시하는 바가 다르다.

5개”사망”은 38도 선이라는 분단으로 가족이 아이를 볼 수 없는 물리적 상황을 지시한다.

마지막 17개”사망”은 죽음을 내포한다.

하늘의 끝이라도 아이를 그리워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표현한다.

출처 서울+문화

곡예사는 가볍지만 슬픈 음악.관객이 손뼉을 치며 즐길 때, 곡예사의 가슴에는 찬바람이 지나간다.

아슬아슬한 새로운 기술을 구사하기 때문에 파리 한 얼굴의 여자와 표정 없는 구릿빛 가슴의 남자가 로프를 타고 오를 때 껌을 씹으면서 담배를 피우며 과자를 먹으면서 얼마나 이상한 기대를 보내관중 했을까?이런 상업일수록 인기가 없으면 안 되고 또 새로운 멋이 없으면 안 되기 때문에 두 곡예사는 오늘도 위험한 공간 속에 살고 있어야 한다.

이쪽의 그네에서 저쪽의 그네에 번진 순간과 순간.담배 연기가 마치 먼 하늘 위에서 저렇게 빠지면 어떡하지?그런 일은 이미 잃어버린 곡예사의 어제와 오늘- 하얀 손의 여자 여자 곡예사에 너의 입술에 어린 떨리는 생명의 거품을 삼키고 인간은 왜 이처럼 잔인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원폭의 하늘처럼 시끄러운 오늘의 기류 그 가운데 오히려 네가 지닌 한 오리의 질서가 오늘은 무한한 기쁨처럼 나를 울리다.